[현장 카메라]수도권마저…길 잃은 버스터미널

2023-01-02 233



[앵커]
지방 중소도시의 버스 터미널들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인구는 줄어드는데 코로나 여파까지 겹친 탓이었는데요. 

이제는 수도권에서도 폐업하는 버스 터미널이 줄줄이 생기고 있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저는 100만 명 가까운 인구가 사는 경기 성남시의 유일한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앞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터미널이 폐업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요.

어떤 사정이 있는 건지, 현장에서 취재해보겠습니다.

경기 동부권 최대규모로 전철 분당선 야탑역과 연결된 성남종합버스터미널.

설립 40년 만에 문을 닫게됐습니다.

[허인행 / 경기 성남시]
"이용하는 사람 많은데 난 이용을 많이 하거든요. 지방 갈 때 타고 다니는데 이거 없어지면 굉장히 불편한데."

시민들은 당장 이번 설에 고향 갈 길이 막막해졌습니다.

[터미널 이용객]
"저는 여기서 자취하고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이용하는 상황이니까 매달 한두번은 이용하는 상황이에요. 다른 터미널을 찾아봐야 될 것 같아요. 여기가 제일 이용하기 편했는데."

터미널을 운영해 온 민간업체는 이용객 감소로 적자 감당이 어려워졌다며 폐업 이유를 밝혔습니다.

[성남종합버스터미널 관계자]
"(SRT 개통 등) 주변 교통 여건이 계속 변화되면서 손님이 계속 꾸준히 줄고 있었거든요. 그러고 코로나가 오면서 손님이 많이 줄고 적자가 계속 누적이 됐어요."

지난 2017년 20만 명이던 월 평균 이용객 수는 2021년 8만 9천 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터미널 주변 상인들도 막막하긴 마찬가집니다.

[터미널 상인]
"(터미널 내부에) 사람이 전혀 안 다니면 우리도 문 닫아야지. 우리도 같이 문을 닫아야 하나 어째야 하나."

성남시는 급한대로 터미널 앞 택시 승강장에 임시 시외버스 정류장을 설치했습니다.

[터미널 이용객]
"비 오고 그러면 대기실이 없잖아요. 자주 다니는데 우리가 나이 먹어서 다니려면 힘들어요."

[박지현 / 택시기사]
"(터미널 폐쇄되면) 버스들이 대기할 장소가 없어요. 차량이 많아서 굉장히 복잡할 것 같고. 승객들이 굉장히 불편하다는 거예요. 한 200m 건너가서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이용객이 50분의 1토막이 난 경기 고양시의 화정 버스터미널도 폐업 의사를 밝혔습니다.

[한 수 / 터미널 상인]
"하루에 최소 3천~5천 명 정도 이용하던 터미널이에요. 지금 같은 경우 하루 한 50명, 많아야 100명."

경기도 3곳, 충북과 전남북, 경북에서도 폐업 업체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고속철도 등 다양한 대체 교통수단이 생기면서, 터미널 사업자들이 버티지 못하는 겁니다.

공공성을 띤 대중교통이지만 적자가 뻔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도 대안이 없습니다.

[고양시청 관계자]
"저희 시가 다 매입해서 시가 운영하기까지는 검토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는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핵심 노선만이라도 계속 운영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유정훈 / 아주대 교통시스템학과 교수]
"(터미널을) 부가 가치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조하고 거기에 얻어진 수익으로 일부 조금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적인 노선을 계속 유치하는 방안도…."

도심 한복판에서 시민들의 발이 돼온 고속·시외버스터미널.

생존이냐, 폐업이냐, 갈림길에 섰습니다.

현장카메라 정다은입니다.

PD : 윤순용 장동하
AD : 석동은


정다은 기자 dec@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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